들어가며
일본 여행을 다녀와서 다음 날 바로 프로젝트에 투입이 되었다. 결혼을 앞두고 친한 친구와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 주와, 그 다음 주를 고민하다가 그 주로 선택해서 정말 다행이었다. 들어간 날부터 계속해서 격무를 이어갔기 때문이었다. 내가 담당했던 업무는 Google Analytics 클릭 이벤트 태깅이었는데, 3개월 동안 총 346개 영역에 태깅을 붙였다. Typescript를 활용했으며 React의 Hook, Context, useEffect와 같은 기초적인 개념들에 대해서도 익힐 수 있었다. 대규모/대고객 커머스 프로젝트를 했다는 점이 개발자로서 매력적이었다. 이번에는 특히 소프트 스킬(협업)에 대해 느낀 점이 많았고, 솔루션이 아닌 소프트웨어 구축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이 프로젝트의 도메인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해볼 수 있었다.
협업
협업 측면에서 먼저 정리해보면, 먼저 배포 체계와 형상관리(Git)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어 좋았다. 대규모 프로젝트이다보니 dev/stg를 나누어서 관리했던 부분이라던지, PR을 승인받아 머지를 했는데 내 작업을 어떻게 하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을지 커밋 단위로 잘 나누는 방법을 고민했다. 자연스럽게 다른 개발자들이 작성해 둔 커밋을 참고하면서 개발을 해나갔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서 모든 커밋은 의도를 담고 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해당 커밋은 올바르게 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커밋은 각 작업 단위로 올바르게 작성되어야 하며, 메시지 또한 이러한 단위를 의미있고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개발자는 코드로 말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왔는데, 이런 뜻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협력사 분들과 직접 소통하며 일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 비록 다른 회사 소속이었음에도 명확한 업무 요청에는 제대로 응해주셨고, 어떨 때는 내 코드를 고쳐주기도 하셨다. 프로젝트 셋팅에 이슈가 있거나, 구현 상 고민이 될때는 같이 고민해주기도 하셨다. 함께 일하는 분들을 위해 코드를 좀 더 가독성 있게, 그리고 의도를 드러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원활한 협업을 위해서는 자신의 업무를 잘 파악하고, 요구사항을 명확히 해서 신뢰를 얻어야 함을 상기할 수 있었다.
협업을 하며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사람의 중요성’이었다. <맨먼스 미신>이라는 책이 있다. 프로젝트의 성패는 투입 인력 숫자에 달려있다는 미신이 있지만 정말 미신에 불과함을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확실히 느꼈다. 대규모 프로젝트에 걸맞게 200명 이상의 인원들이 투입되어 있었지만 늘 상황이 좋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이 많아지니 프로젝트의 복잡도가 훨씬 높아지는 것 같았다. 차라리 소수의 고정 인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수행했다면 더 나은 결과물을 낼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도메인
개발자 친구가 ‘개발자로써 커머스 도메인을 경험해보는 게 의미가 크다.’고 얘기를 해줬는데,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커머스 도메인이란 일상 생활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플랫폼을 온라인 세계로 옮겨놓는 분야이다. 사람들이 더 쉽고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며, 그러므로 상품이 보여지는 화면과 주문/결제/정산 등의 실제 거래가 발생하는 서버 영역 모두가 중요하다. 내가 담당했던 유저 행동 트래킹과 메일/알림 등을 전송하는 배치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볼 여지도 크다. 쇼핑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행위이고, 또 주요한 여가 생활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유저가 오래, 또 빈번히 머물수록 이를 편리하게 해줄 기술도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커머스 도메인이 재미있었다. 근무했던 건물 바로 앞에 백화점이 있었는데 산책을 하다보면 내가 화면에서 보던 페이지와 브랜드들이 보였다. 실세계의 무언가를 그대로 옮겨두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대고객이었기 때문에 내가 기여한 것들이 유저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임팩트를 바로 볼 수 있다는 점도 재밌었다. 개발자 아닌 친구들에게 내가 만든 프로젝트를 보여주고 또 쉽게 이해시킬 수 있어 뿌듯함도 컸다.
사람들의 삶을 편리하게 만드는 개발자
많은 사람들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프로젝트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있었고 또 재밌었던 프로젝트였다. 내가 왜 개발자가 되고 싶어했는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Google Analytics, Typescript, Git 등 기술적으로 접했던 내용들을 더 천천히 공부해보고 싶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할 때 '언어나 기술은 도구'라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지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삶에 가치를 가져다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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